[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칸에서 먼저 알아본 한국의 장르물이 드디어 국내 안방극장에 공개된다. '메스를 든 사냥꾼'이 장르물이 지닌 날 것 그대로의 특색을 보여주며 한국 시청자들에게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LG유플러스 STUDIO X+U의 새 미드폼(한 편당 20~30분 분량의 작품)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극본 조한영, 연출 이정훈) 제작발표회가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정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주현 박용우 강훈이 참석했다.
'메스를 든 사냥꾼'은 천재 부검의 세현(박주현 분)이 시체를 부검하던 중 아빠의 살인 흔적을 발견하게 된 후 지워버리고 싶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기 위해 경찰보다 먼저 아빠를 잡기 위한 사냥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심리 스릴러다.
이정훈 감독은 작품에 관해 "아버지와 딸이 벌이는 치열한 심리 스릴러"라고 소개했다. 이어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불편한 진실이 있는데 그 안에서 세현을 어떻게 치열하고 가혹하게 시험에 들게 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세현의 감정선이다. 이에 그는 "수많은 감정의 변화가 생긴다"며 "세현이 시청자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존재로 표현하기 위해 박주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메스를 든 사냥꾼'이 특색있는 건 미드폼 형식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해 이 감독은 "최근 드라마들의 전개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지 않나. 그런 가운데 30분이라는 미드폼이 '메스를 든 사냥꾼'을 설명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며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박주현이 천재 부검의 세현 역을 맡았다. 세현은 잊고 싶은 과거이자 연쇄살인마 아빠로 인해 선과 악의 경계를 걷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죽은 줄 알았던 아빠의 흔적을 부검대에서 다시 발견하고 필사적으로 아빠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박주현은 '메스를 든 사냥꾼'의 대본을 처음 받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단다. 그는 "장르물을 해본 적이 있는 데다 평소에도 보는 걸 좋아한다"며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한국에서는 본 적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잔인하고 무서운 장르물의 특징이 미화되지 않고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느낌이라 더욱 끌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인체의 해부에 집착하는 연쇄살인마이자 세현의 아빠인 조균은 박용우가 연기한다. 평범하고 선한 얼굴 뒤로 광기 어린 본능을 감춘 조균은 자신을 지우고 싶어 하는 세현의 바람과는 달리 딸을 되찾고 싶어 하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박용우 또한 '메스를 든 사냥꾼'의 매력 포인트로 대본을 꼽았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밀도가 좋고 완성도가 좋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초반보다 중후반으로 가면서 더 재밌고 밀도가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돌이켰다. 이와 함께 그는 "사랑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 '메스를 든 사냥꾼'은 그 지점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오랜만에 악역으로 나선 박용우는 "최근에는 연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날것의 감정을 중시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사이코패스 역할인 만큼 준비가 필요했다. 많이 고민하고 조사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강훈은 사건을 추적하며 세현과 엮이게 되는 강력계 팀장 정현으로 분한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 정현은 평소 동경하던 세현과 일하게 되며 그에게 더 큰 감정을 품게 되지만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감당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경찰로 분해야 했던 강훈은 가장 먼저 체중 증량을 선택했다. 그는 "살을 5~6kg 정도 찌웠다"며 "주변에 경찰인 친구들이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뛰어야 하는 장면들이 있다 보니 체력 관리도 하면서 외적인 부분을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작품은 국내 공개 전부터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앞서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랑데부 섹션에 공식 초청돼 상영 후 K-스릴러의 저력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이 감독은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을 기회가 흔치 않은데 영광이었다"며 "칸 시리즈에서 수상하는 작품들이 유럽 외에는 한국 드라마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주현 또한 "칸이라는 도시에서 저희 드라마를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감독님이 잘 만들어줬기 때문에 우리가 참석할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끝으로 박주현은 '메스를 든 사냥꾼'만의 특색에 대해 "작품이 지닌 컬러가 굉장히 강하며 당당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숨기고 포장할수록 본색을 잃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있는 그대로 팩트를 보여준다. 그래서 보는 분들이 더 흥미롭고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스를 든 사냥꾼'은 오는 16일부터 디즈니+에서 4주 동안 총 16개의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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